Anne of the Island (Boston: L.C. Page, 1915) by 다음엇지



《Anne of the Island》에서 앤은 마침내 섬을 떠나게 됩니다. (모드 여사가 그랬듯이 말이죠.) 앞의 두 권의 책에서 앤은 계속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준비해 왔었죠. 드디어 애본리 최초의 여자 대학생이 되어 섬을 떠나 메인랜드(mainland)의 레드몬드(Redmond)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Anne of the Island》은 쟝르 관점에서 "빌둥스로만"(Bildungsroman)에 속합니다. 몽고메리 자신이 이 책을 통해서 당시에 변화하는 여성상을 반영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했던 방식입니다. 남성 중심의 빌둥스로만이 앤을 통해 어엿한 여성 주인공을 통해 발현됩니다. 그는 처음에는 이 책을 "Anne of Redmond"로 이름짓고자 했습니다. 이 쪽이 더 앤이 옮겨 간 메인랜드라는 도시의 색채감을 더 선명하게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Red-mond" 니까요. 이 곳에서 앤은 생각의 지평과 관심사를 넓히게 되고 이 상황 자체를 즐기며 감사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몇 해 전(1911)에 출판되었던 《Story Girl》에서 파리 유학을 통해 자신의 예술 세계를 완성하고 싶었던 사라 스탠리의 야심이나, 창조적인 작가가 되기 위해서 "험한 산길(Alpine Path)을 오르고자" 했던 몽고메리 자신과 다른 지점을 보여 줍니다.

당시는 작가로서 몽고메리에게 중요한 시기로 작가로서의 경력을 성공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 어떤 돌파구가 필요했던 시기였죠. 2권의 성공적인 앤 시리즈 책은 사실 당시 몽고메리에게는 난감한 존재였습니다. 명성을 얻게 해주었으면서도 그로 인한 고정된 이미지와 업계의 평판이 애매해지던 시기였던 것이죠. 더 이상 반짝이는 신인이 아니었습니다.

"The Story Girl Stood up and waved her chrysanthemums at us. We waved widly back until the buggy had driven around the curve. Then we went slowy and silently back to the house. The Story Girl was gone.


스토리걸이 일어서서 우리를 향해서 국화꽃 다발을 흔들었어요. 우리도 마차가 길을 돌아가서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열정적으로 계속 흔들었지요. 그리고 터벅터벅, 말없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스토리걸은 가버렸습니다.

- The Golden Road (2013)"

직전에 발표했던 《The Golden Road》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The Story Girl was gone" 이라는 불길한 문구는 몽고메리 자신에게도 해당되던 말이었습니다. 결혼 후 생활에 치이며 총기를 잃었다고 느끼며 자신감을 상실해 가던 시절이었죠. 한편, 앤이 대학에서 결혼으로 가는 과정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이 바라던 모습을 투영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당시 젊은 여성의 인생 특유의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공부했던 결과로서의 창조물로 봐야할 겁니다.

"Anne of Island" 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은 출판사의 생각이었고, "Anne of Redmond"를 고집했던 몽고메리는 인쇄가 되기 전까지 계속해서 이름을 놓고 출판사와 싸우게 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출판사의 선택이 좋았다고 봅니다. 대학에 갔다고 해도 앤은 여전히 "섬의" 앤이었으니까요. 대학 공부를 하더라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게 되는 여성의 삶의 콘텐츠와 영예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앤은 말합니다. "I'm going to study and grow and learn about many things. (나는 공부하고 성장하고 많은 것들을 배우려고 해."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앤은 난초를 핀으로 고정시킨 하얀색 크림 실크와 수놓은 시폰으로 지은 드레스를 입고 대학교 계단을 오르 내립니다. 이제 새로운 친구를 찾아, 또 새로운 가정을 이루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을 떠나게 되는 것이죠.


덧글

  • 로맨티스트 2015/01/10 09:51 # 답글

    그 섬의 앤 100주년을 축하합니다! 경축, 앤 셜리 대학입학! 여대생의 로맨스가 기다리고 있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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