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소위 말하는 '交讀' 이라고 합니다. 10개국에서 28명의 연사들이『빨강머리 앤』과 루시 모드 몽고메리 그리고 그의 작품들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캐나다에서도 Elizabeth Waterston, Mary H. Rubio, Elizabeth Rollins Epperly 그리고 Irene Gammel 같이 제 블로그에서 자주 보셨을 쟁쟁한 학자들이 참가합니다. 행사장은 마지막날이 23일 일요일에 대중에게 공개하여 스웨덴 번역 100주년 파티를 갖는다고 합니다. 역시 나의 관심사는 발표되는 주제들인데 프로그램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8월 20일 ]
1. 개회사 (조직위원장 : Gabriella Åhmansson) : L. M. Montgomery – Writer of the World”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더 이상 캐나다만의 작가가 아니죠. 참 이렇게 문화와 배경이 다른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것도 드문 일입니다. 소설가 작가의 매력은 이 해동의 작은 나라의 중년남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 Special talk: Kate Macdonald Butler (손녀), "Honouring the Legacy of L.M. Montgomery in a Contemporary World"
작년에 100주년을 맞이해서 일본에도 다녀가시는 등 바쁘셨죠.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는 손녀께서 특별 코멘트를 하시는군요.
Panel 1 : A different Anne? Anne in Translation
Elizabeth Waterston (Canada), “The Story Girl: the Impacts of Fiction”
Cornelia Remi (Germany): “From Green Gables to Grönkulla – Anne’s Arrival in Sweden”
Barbara Gawronska (Norway): “How to Spell Ania with an e? Translation of Proper Names in L. M. Montgomery’s Anne-novels into Polish”
Francesca Montuschi (Italy): “Reading Anne of Green Gables in Italian”
번역에 대한 이야기로군요. 확실히 어려운 문제죠. 원본의 발전사를 보면 '어디'의 Anne 이라는 것이 앤 인생의 변천사와 책 내용을 함축합니다. 천애고아였던 앤은 GreenGables 라는 가정을 얻게 되고, Avonlea 를 대표하는 명사로 그리고 PEI 섬을 대표하는 여대생으로 성장해 갑니다. 일본과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빨강머리, 주근깨라는 이미지가 앤을 대표하죠. 마찬가지로 번역에 따라서 앤의 이미지는 언어권마다 천차만별일 겁니다. Elizabeth Waterston 께서 100년전 있었던 한 작가의 소설이 이렇게 세상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말문을 여시고 독일 학자가 이야기하는 것이 재미있는데 스웨덴으로의 첫 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 같네요. 노르웨이 같은 경우는 "e" 자가 달린 Anne 이 "Ania" 가 되었을 때의 곤혹감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네요. 폴랜드 번역본에 대해서 노르웨이 분이 이야기하는 것이 또한 재미있네요. 사실 우리도 '앤' 이라고 번역을 하고 나면 'e' 모음이 뒤에 붙었을 때의 발음의 느낌과 뉘앙스는 전혀 알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마지막이 이탈리아본에 대한 것입니다. 이탈리아에서도 앤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무척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사실 모든 사람을 만족하는 번역이 존재하지는 않겠지만 수없이 '앤' 을 읽어왔던 저로서도 사실 우리 번역복에 대해서는 많은 불만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 8월 21일 ]
Panel 2 : Cross-cultural Readership of Montgomery
Irene Gammel (Germany/Canada): Cross-cultural Readership of Montgomery
Huifeng Hu (China): “A Cultural Look at the Acceptance of Red-Haired Anne in China”
Yomiko Fujikake (Japan) and Motoko Takeuchi (Japan): “Diversity of Anne’s Popularity: Reflections of Japanese Girls”
Jana Mikota (Czech Republic/Germany): “Anne of Green Gables – The Adoption of a classic in (West) Germany”
Doreley Coll (Canada): “Reading Anne of Green Gables in Montevideo”
자 개멀 박사가 좌장을 맡으신 이 패널 토론은 이미 자기 나름대로 수용된 앤과 몽고메리에 대한 각 문화권을 가로지르는 주제로군요. 중국과 일본의 연사들이 보입니다. 일본은 몰라도 중국의 문화적인 수용에 대한 이야기를 보니 우리나라 이야기가 빠져있어서 안타깝네요. (저건 자격은 안됩니다만 거의 소개 형태일 것 같은데 제가 가도 할 말이 많을 듯...) 일본은 그야말로 앤의 천국이죠. 정말로 다양한 형태로 수용이되고 소비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일본의 저 수용형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다카하타 이사오의 애니메이션의 영향도 지대하구요. 고전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독일의 인식이 궁금하구요. 스페인어권에서도 상당히 많이 읽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루과이에서의 수용 형태는 스페인어권의 방식을 대표한다고도 볼 수 있겠죠.
Panel 3: Anne of Green Gables – a Reading Experience for Life?
Mary McDonald-Rissanen (Canada/Finland): "If you were Anne ... How Swedes brought Anne to the Palestinian classroom"
Annelie Bränström Öhman (Sweden), “Anne Shirley and the Mom-Daughter Secret of the Story Club”
Åsa Warnqvist (Sweden): "a Reading Experience for Life?"
저도 수없이 블로그에서 말해 왔지만 이 책에는 인생의 mento 로 삼을만한 인생의 행복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웨덴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아이들에게 앤 책들을 보내서 읽힌다는 제목이 흥미롭네요. 기독교적인 세계관과 향취가 진한 소설이지만 아이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실제로도 효과를 보고 있으니 발표 주제가 되었겠죠. 마릴라와 앤은 부모자식관계이기도 하고 친구관계이기도 한 상보적인 성격이 있다고 봅니다만 일반적인 이야기들에서 엄마-딸의 관계를 이 둘을 빗대면서 풀어내는 것 같네요. 얼마 안되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어렴풋이 알고 있는 엄마-딸 사이의 관계에 대한 비밀이 어떻게 풀어내어 질지 정말 궁금합니다.
Panel 4: Teenagers’ and Students’ Responses to Anne of Green Gables
Gabriella Åhmansson (Sweden): "Teenagers’ and Students’ Responses to Anne of Green Gables"
Joy Alexander (Irland): “The Appeal of Anne of Green Gables for Young 21st Century Readers”
Anna Nordenstam (Sweden) and Ann Boglind (Sweden): “Anne of Green Gables – a Modern Classic?”
100년전 소녀에 대한 작금의 아이들의 수용 형태와 반응은 어떨까. 이제 슬슬 조카들에게 '앤' 책을 쥐어주려고 하는 저에게도 궁금한 부분이네요. '고전(Classic)' 이라는 것은 그 책에 들어있는 고민과 해답이 지금의 우리에게도 답이 다르더라도 같은 질문과 고민과 그리고 방향을 얻을 수 있는 것이겠죠. 그런면에서 지금의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자신들의 어떤 고민과 연결되는지에 대한 것은 저도 무척 궁금한 부분입니다. 비록 나와는 유기적인 연결 고리로 엮여져 있지만 말입니다. 사실 '앤'에 대한 나의 관심과 문제의식은 거의 다른 분들과는 연결되지 않으니까요. T T
[ 8월 22일 ]
Panel 5: From Visual Imagination to Rhetorics of Kinship
Elizabeth Rollins Epperly (U.S./Canada): “L. M. Montgomery and the Colour of Home”
Lesley D. Clement (Canada): “Empathy and Montgomery’s Emerging Artists: Negotiating Thresholds between Perception, Imagination and Creativity”
Wendy Shilton (Canada): “Kin and Kind: Reading the Care Economics of Anne through the Invisible Hand of Rhetoric”
에퍼린 박사가 좌장으로 등장하시는 군요! '앤' 뿐만아니라 '몽고메리' 문학의 문제를 파헤칩니다. 아무래도 이부분은 캐나다 학자들이 독보적이겠죠. 세상이 어수선해서 손도 못대시는 것 같지만 우리나라에도 우석훈 박사가 생태경제학적으로 그리고 켈트 신화적 코드로 '앤'을 분석해서 책을 내고 싶다고 하셨었는데요. 아무튼 모드 여사가 구사하는 생생한 수사법과 그로인해 우리 가슴 속에 그려지는 풍경들은 이질적인 문화권을 넘어서 다양한 형태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죠. 감각적인 것과 상상 그리고 창의력 사이에서 치우치지 않고 절묘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클레멘트씨의 평가에 공감하면서 어떻게 설명하실지가 정말 궁금하네요. 아담 스미스를 빗대어서 보이지 않는 레토릭의 손을 통해 '앤'의 경제학을 읽어낸다는 시튼 박사의 접근법은 어떤걸까요. 발표하시는 스크립트를 얻어 볼 수 없을지...
Panel 6: Breaking New Ground – New Perspectives on Montgomery
Mary Henly Rubio (U.S./Canada): L.M. Montgomery: A Writer Who Replenishes Her Audiences
Jean Mitchell (Canada): “Tracing Montgomery’s Childhood Reading(s) of Pilgrim’s Progress and Talmage’s Sermons”
Kate Sutherland (Canada): “How Montgomery’s Legal Battles Affected Her Fiction”
Benjamin Lefebvre (Canada): “‘Used in Some Other Book’: L. M. Montgomery as Reader”
Åsa Löwén (Sweden): “God’s in His Heaven – All’s Right with the World! Anne’s Development in Faith and her Mental Health. A Study in Psychology of Religion”
컨퍼런스에서 몽고메리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겠죠. 작년에 새로운 전기를 내신 루비오 박사가 좌장을 맡으셔서 그녀의 인생을 조망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네요. 독자들 가슴을 충만하게 해주는 작가라는 표현은 역시 루비오 박사 다우십니다. 이번 학회는 다른 학회와는 달리 작년에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연구되었던 결과들이 종합되는 자리 같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몽고메리가 관심있어 했고 읽어왔던 책들과 작품들의 관계가 나올 것 같습니다. 제가 무척 관심있어 하는 부분이죠. 자신의 작품과 출판때문에 자주 법정에 서야 했던 만큼 그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는 모르겠는데 캐나다에서 출판사와 정식으로 법정에서 싸워서 당당하게 승소한 최초의 여성이기도 하죠. 몽고메리 여사는. '신은 하늘에 계시고'... 불행한 몽고메리의 결혼생활과 우울한 말년은 저도 참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게 더 좋은 작품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유작이 되어 버렸고 르페브르씨가 가을에 완전판을 낼『The Blythes Are Quoted』을 기대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컨퍼런스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궁금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는 노릇이죠. 다만 주로 초청에 의해서 연사들이 선정되었겠습니다만 앤의 수용에 대한 학회에서에 대한 발표에서 우리나라가 빠져 있는 것은 안타깝네요.




덧글
UPEI의 '에드워드 정' 박사님은 종교학이라서 대략 낭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