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 하이든의 음악 이야기 - 3. 현악4중주 by 다음엇지

18세기 후반, 두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그리고 첼로가 연주하는 현악4중주는 고전음악시대 비엔나와 유럽에서 인기를 끌던 쟝르였다. 고전 시대 중산층의 대두와 더불어 실내악은 귀족들만이 향유하는 음악이 아닌 일반적인 가정음악회에서 더욱 발전하게 되고 그 중에 현악4중주는 가장 사랑받는 쟝르가 된다.

현악 4중주의 기원에 대해서는 뚜렷이 정리된 것을 본 적이 없지만 보통 18세기 중엽 비엔나에서 가볍게 연주되던 실내악이기도 하고 실외악이기도 하였던 디베르티멘토, 세레나데, 카사치오네 등의 음악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18세기 중엽부터 논리적인 사고와 극적인 감정표현이라는 욕구에 따라 작곡가들은 소나타 형식이라는 실험이 작곡가들을 사로잡고 있었기에 단순한 구조의 디베르트멘토에 소나타 형식을 도입하여 현악4중주라는 새로운 쟝르가 탄생하였다고 본다. 처음에는 악장수에 상관없이 3악장에서 5악장까지 자유롭게 작곡되었다.

하이든에게 있어서 현악4중주는 교향곡과 더불어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랜 세월을 한 개인의 궁정에서 일하면서 궁정의 크고 작은 음악회를 위해서 많은 작품을 썼는데, 교향곡이 대규모 연주회를 위한 것이었다면 실내악 곡들은 살롱 같은 소규모 무대에서 즐겨 연주되었다. 약관의 나이에 작곡하기 시작해서 만년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작업을 한 만큼 수많은 실험과 꾸준한 발전을 계속하면서 그의 작품을 시대별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현악4중주라는 쟝르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볼 수 있다. 현악4중주 역시 하이든에 의해서 만들어진 쟝르는 아니지만 2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4부로 짜여진 현악4중주곡은 그의 손에서 하나의 독립된 쟝르로 당당히 자리 잡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작품들은 사적인 연주회에서 주로 선보이면서 생전에는 출판되지 못했다. 생전에 출판된 것은 에스트라하지家를 떠난 뒤 말년에 쓴 몇곡들 뿐이었다. 나중에 악보로 만들어져서 오늘날까지 몇몇 곡들에 대해서는 위작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오늘날 학자들 사이에서는 그의 것은 모두 83곡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설이다. 그 중에서도 오리지널 현악4중주곡으로는 미완성인 Op. 103을 포함해서 68곡이다. 하이든 시대에는 현악4중주 6곡을 하나의 작품으로 묶는 관습이 있었고 이 작품집에는 특정한 제목을 붙이기도 헀다. "러시아"나 "프러시아" 처럼 작품을 헌정한 왕이나 귀족들의 국적을 쓰거나 "토스트", "아포니"처럼 작품을 헌정한 사람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이들 중에 가장 중요한 작품집이라면 1772년에 쓴 6곡이 수록된 OP. 20 (Hob. III 31-36) 과 1781~1782년에 쓴 6곡이 수록된 Op. 33 (Hob. III 37-42)를 꼽고 싶다.

Op.20은 "Die Grossen Quartet" 또는 "Die Sonnen Quarte" 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는 "태양" 4중주곡이라고 부른다. 이다. 태양은 1악장에서 소나타 형식이 완벽하게 사용되면서 고전주의 현악4중주의 구성이 잘 갖춰져 있다. 여기서부터 드디어 본격적인 현대 실내악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음악학자들은 태양 4중주를 통해 그의 4중주가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그 이후 유명한 「농담」,「새」들이 포함된 "러시아 4중주"를 비롯해서 생애의 대표작들이 이후 발표된다.

특히 1악장마다 소나타형식이 사용된 것 외에도 2, 5, 6 번 마지막 악장이 4성부 푸가이다. 1730년 경부터 18세기 중반 로코코 시대로 들어가면서 단순한 호모포닉적인 음악이 선호되었으나 이제 다시 대위법적인 짜임으로 복귀하고 있다.


▲ 가장 유명한 곡으로 소위 하이든의 질풍노도 시대의 대표작 중 하나
Op. 20-5, Hob III: 35, f-minor
1st mov : Allegro Moderato (소나타 형식)
연주 : Quartet Oblivion

낭만적인 성격의 단조곡인 5번과는 달리 6번 A 장조는 밝고 쾌활한데 6번 A 장조, 밝고 쾌할한 분위기인데 1악장은 경쾌한 장조 제 1주제와 단조의 몽환적인 2주제 사이의 대비가 뚜렷하다. 느린 템포의 2악장 역시 B 장조와 F# 단조를 오가는 대비를 보여준다. 4악장은 대위법을 바탕으로한 정교한 푸가 형식이다. 3가지 주제에 의한 푸가. 조성과 템포의 변화 푸가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서 악곡 전체에 다채로운 변화를 준다.

《Op. 20-6, Hob III: 36, A-Major》
1) Allegro di molto e Scherzando (소나타 형식)
2) Adagio Cantabile (2주제 변주 형식, mezza voce)
3) Menuetto, Allegretto (Trio)
4) Fuga a 3 Sogetti, Allegro (3주제 푸가 - 실제로는 2주제 푸가)
연주 : Angeles String Quartet
하이든은 1772년 태양 4중주곡을 완성한 뒤 거의 10년 가까이 현악4중주를 중단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는데 에스트라하지 가문의 음악감독이 된 이후 음악회 기획부터 오페라 상연까지 도맞게 되면서 현악4중주를 쓸 시간이 모자르기도 했고 오페라에 새로운 매력을 느껴 작곡에 치중하느라 상대적으로 다른 쟝르에 소홀했던 것도 한 이유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전 작품인 태양의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카를 가이링거라는 음악학자는 하이든은 태양 이후 그보다 더 나은 곡을 쓰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하이든은 사실상 현악4중주는 포기한 상태에 가까웠다고 한다.

이렇게 오랜 침묵을 깨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낸 시도가 "러시아4중주"이다. 1781년에 완성되어서 1782에 출판된 러시아4중주는 . 러시아의 파벨 페트로비치 대공에게 헌정된다. 소위 "러시아4중주"를 통해 빈 고전 양식을 바탕으로한 새로운 현악4중주 양식을 선보였는데 바로크의 영향에서 벗어나 고전주의 양식을 완성하면서 비로소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다. 이무렵 지인에게 쓴 자필 편지에게서 "전적으로 새로운 방법으로 작곡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 특히 4악장에서 유쾌하고 익살스러운 하이든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느껴지는
Op. 33-2, Hob III: 38,'농담' Eb-Major
3) Largo e sostenuto(Bb)
4) presto (론도)
연주 : Qartetto di Radiotelevisione Albanese

이후 하이든은 새로운 4중주들을 선보이게 되는데 1787년 "프러시아 4중주", 1788년과 1790년 두차례에 거쳐 "토스트4중주"를 완성했고 1790년대에는 "아포니"와 유명한 황제가 수록된 "에르되디4중주"를 발표하는 등 현악4중주 작곡은 그의 생애 말년까지 계속된다. 그 중에서도 "태양" 과 "러시아4중주"를 언급한 이유는 바로크에서 고전으로 향하는 전환점이 된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유모와 재치가 넘쳤던 하이든은 종종 미뉴엣 대신에 스케르쪼 악장을 사용했기 때문에 "러시아4중주" 대신에 "스케르쪼 사중주" 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이 작품집에서는 주제발전 즉, 주제나 동기의 활용 면에서 한층 성숙한 면을 보인다. 전체 6곡 중에서 2번 '농담', 그리고 3번 '새'가 특히 유명하다.


▲ 주요 선율 부분에 나오는 장식음들이 새지저귐같다고 해서 별명 지어진
Op. 33-3, Hob III: 39,'새' C major
1) Allegro Moderato (소나타 형식)
2) Scherzando, Allegretto (Trio)

덧글

  • 로맨티스트 2009/06/03 15:47 # 답글

    비올라라는 악기가 지금의 악기가 된 것 역시 파파 하이든의 공이죠.
    현악4중주에 씀으로서 오케스트라의 악기로 단단히 자리매김 하게 하셨죠.
    대단한 분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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