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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는 입장이 무료였는데 올해부터는 입장료 3,000원을 받는다. 미리 확인을 해 보지 않아서 마눌님께 핀잔을 좀 들었다. 보통 도서전에서는 책 판매를 통한 수입이 있기 때문에 입장료를 받지 않았었는데 의외였다.
올해의 주빈국은 일본이었는데 출판의 왕국이어서 그런지 분야별로 잘 정리되어 있는 데다가 페르시아와 프랑스, 아시아의 책들을 구경할 수 있어서 '전시성' 이라는 면에서는 분명히 나아 보였다. 색연필을 나눠주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센스가 마음에 들었고, 미흡하지만 활자 인쇄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종이를 다루는 부쓰도 몇군데가 있어서 사람들로 붐볐다.
'강좌' 또는 '대담회' 같은 것이 예년에 비해서는 충실해 보였고, 좀 뜬금없는 BD 영화 상영 체험관을 보면 미리 시간표를 잘 보고 시간을 맞춰왔다면 영화값은 뽑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도서전이라고 하면 어딜 가나 아이들 손을 잡고 온 부모들 주머니를 노리는 것이 기본이지만 왠지 올해는 2/3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들책 이외에는 인문학이건 자연과학이건 소설이건 간에 예년에 비해서 참가한 출판사도 줄었고 갖다 놓은 책들도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도서 상품권 5장을 품에 간직하고 좋은 책을 발견해서 데려올 설렘은 결국 실망으로 이어졌다. (사실 어느 부쓰에서도 도서상품권을 받아주지 않아서 소용은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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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도서전에서 가장 반가왔던 것은 '민속원'에서 나온『한국근대 음악기사 자료집』이었다. 한참을 그 자리에 멈춰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몇달전에 보았던 최초의 30년대 '재즈송' 에 대한 주제의 학위 논문과 함께 개인적으로 무척 기쁜 소식이다.
우선 1906년부터 45년까지의 잡지에 나온 음악관련 기사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해설해 두었다. 이건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잘 드나들던 용산구 연구모임에도 삼천리등의 잡지들의 영인본이 있어 살펴본 적이 있지만 취미로라도 몇십년간의 잡지들에서 음악 관련 기사만 따로 정리해 내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던 일이었다. 일단 책을 들춰보면서 떠오르는 몇가지 궁금했던 사실들. 몇 곡들의 작곡 노트라던가 유성기 가수 인기투표 과정과 결과 논문들에서 이야기로만 듣던 분들의 평론들을 직접 읽어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발견한 이 보물에 한참을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가치만큼이나 권당 5만원 가까운 자료가 10권이니 50만원이다. 이럴 수록 나같은 가난한 아마추어 개인 애호가들에게는 도서관이 소중하다. 마침 5월 20일에 국립중앙디지털도서관이 개관한다고 하니 주말마다 찾아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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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학사' 라는 출판사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던 출판사였는데 이번 도서전의 발견은 '태학사' 와 대학출판물들이었다. 사이트들을 보니 꾸준히 國學에 관심을 갖고 일관성있는 출판을 해온 곳으로 보인다. 도서목록을 가져 왔는데 주목할 만한 책들이 꽤 된다. 고민하다가 데려온 것은 백석의 시 전편을 싣고 해설하고 있는 책이다. 오랜만에 백석의 펄떡거리는 문장을 보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대학교출판 도서들도 꽤 흥미로운 책들이 많다. 흥미로운 주제에 대한 책들이 꽤 보였는데 안팔리는 주제들임에는 틀림없다. 다행히도 도서전에서만 보이는 책들은 아니고 일반 도서 구매 사이트에서도 모두 구매할 수 있다. 어쨌든 할인을 받아서 데려온 책은 카프카와 베케르 였다.
일단 카프카는『변신』,『시골의사』,『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판결』이렇게 4작품이 실려있다. 궁금해서 펴 본 부분은 변신과 학술원... 의 몇 부분. 번역이 마음에 들어서 바로 집어 들었다.『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는 추송웅씨에 의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빨간 피터의 고백」의 원작이다. 아내 역시 궁금해하던 작품이라서 구매에 흔쾌히 동의했다.
그리고,『서정시집』은 인생의 진실은 문학을 통해서 찾을 수 있다고 믿었던 낭만주의자 베케르의 작품들이다. 문학사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스페인 가곡들 중에 베케르의 시들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친숙하기도 한 시인이다.
그리고 싸인회하는 김훈 작가를 외면하고 그 옆에 서서 50% 할인하는 조이스의『율리시즈』앞에서 맴돌다가 결국은 돌아서 나왔다.
****
아무래도 내가 생각하는 도서전은 전시회도 좋지만, 각 출판사들이 자신들의 색깔을 보이고 새책들 뿐 아니라 인터넷 검색으로는 찾아 접하기 힘들었던 출간된지 오래된 양서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만날 수 있는 장으로 생각해 왔었기 때문에 이번 도서전은 겉보기와는 달리 오히려 내용이 없는 도서전으로 다가왔다. 특히 눈여겨볼만한 자연과학쪽 책들은 양도 적었을 뿐만 아니라 발견하기 힘들었다. Snow가 이 두 세계의 단절을 이야기한지 벌써 50년. 외국에서는 제3의 문화를 이야기하느라고 한창인데 아직도 우리는『two cultures』의 세계에서 벗어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예년에 비해 중요한 메이저급 출판사들이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한데 내년에는 이런 방향으로 좀 더 내실을 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년에는 입장이 무료였는데 올해부터는 입장료 3,000원을 받는다. 미리 확인을 해 보지 않아서 마눌님께 핀잔을 좀 들었다. 보통 도서전에서는 책 판매를 통한 수입이 있기 때문에 입장료를 받지 않았었는데 의외였다.
올해의 주빈국은 일본이었는데 출판의 왕국이어서 그런지 분야별로 잘 정리되어 있는 데다가 페르시아와 프랑스, 아시아의 책들을 구경할 수 있어서 '전시성' 이라는 면에서는 분명히 나아 보였다. 색연필을 나눠주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센스가 마음에 들었고, 미흡하지만 활자 인쇄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종이를 다루는 부쓰도 몇군데가 있어서 사람들로 붐볐다.
'강좌' 또는 '대담회' 같은 것이 예년에 비해서는 충실해 보였고, 좀 뜬금없는 BD 영화 상영 체험관을 보면 미리 시간표를 잘 보고 시간을 맞춰왔다면 영화값은 뽑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도서전이라고 하면 어딜 가나 아이들 손을 잡고 온 부모들 주머니를 노리는 것이 기본이지만 왠지 올해는 2/3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들책 이외에는 인문학이건 자연과학이건 소설이건 간에 예년에 비해서 참가한 출판사도 줄었고 갖다 놓은 책들도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도서 상품권 5장을 품에 간직하고 좋은 책을 발견해서 데려올 설렘은 결국 실망으로 이어졌다. (사실 어느 부쓰에서도 도서상품권을 받아주지 않아서 소용은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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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도서전에서 가장 반가왔던 것은 '민속원'에서 나온『한국근대 음악기사 자료집』이었다. 한참을 그 자리에 멈춰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몇달전에 보았던 최초의 30년대 '재즈송' 에 대한 주제의 학위 논문과 함께 개인적으로 무척 기쁜 소식이다.
![]() | 한국근대 음악기사 자료집 : 색인편 - ![]() 송방송 지음/민속원 |
우선 1906년부터 45년까지의 잡지에 나온 음악관련 기사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해설해 두었다. 이건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잘 드나들던 용산구 연구모임에도 삼천리등의 잡지들의 영인본이 있어 살펴본 적이 있지만 취미로라도 몇십년간의 잡지들에서 음악 관련 기사만 따로 정리해 내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던 일이었다. 일단 책을 들춰보면서 떠오르는 몇가지 궁금했던 사실들. 몇 곡들의 작곡 노트라던가 유성기 가수 인기투표 과정과 결과 논문들에서 이야기로만 듣던 분들의 평론들을 직접 읽어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발견한 이 보물에 한참을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가치만큼이나 권당 5만원 가까운 자료가 10권이니 50만원이다. 이럴 수록 나같은 가난한 아마추어 개인 애호가들에게는 도서관이 소중하다. 마침 5월 20일에 국립중앙디지털도서관이 개관한다고 하니 주말마다 찾아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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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학사' 라는 출판사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던 출판사였는데 이번 도서전의 발견은 '태학사' 와 대학출판물들이었다. 사이트들을 보니 꾸준히 國學에 관심을 갖고 일관성있는 출판을 해온 곳으로 보인다. 도서목록을 가져 왔는데 주목할 만한 책들이 꽤 된다. 고민하다가 데려온 것은 백석의 시 전편을 싣고 해설하고 있는 책이다. 오랜만에 백석의 펄떡거리는 문장을 보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 | 백석을 만나다 - ![]() 이숭원 지음/태학사 |
대학교출판 도서들도 꽤 흥미로운 책들이 많다. 흥미로운 주제에 대한 책들이 꽤 보였는데 안팔리는 주제들임에는 틀림없다. 다행히도 도서전에서만 보이는 책들은 아니고 일반 도서 구매 사이트에서도 모두 구매할 수 있다. 어쨌든 할인을 받아서 데려온 책은 카프카와 베케르 였다.
![]() | 변신 - ![]() 프란츠 카프카 지음, 김재혁 옮김/고려대학교출판부 |
![]() | 서정시집.전설 - ![]() 구스타보 아돌포 베케르 지음, 조민현 옮김/고려대학교출판부 |
일단 카프카는『변신』,『시골의사』,『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판결』이렇게 4작품이 실려있다. 궁금해서 펴 본 부분은 변신과 학술원... 의 몇 부분. 번역이 마음에 들어서 바로 집어 들었다.『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는 추송웅씨에 의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빨간 피터의 고백」의 원작이다. 아내 역시 궁금해하던 작품이라서 구매에 흔쾌히 동의했다.
그리고,『서정시집』은 인생의 진실은 문학을 통해서 찾을 수 있다고 믿었던 낭만주의자 베케르의 작품들이다. 문학사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스페인 가곡들 중에 베케르의 시들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친숙하기도 한 시인이다.
그리고 싸인회하는 김훈 작가를 외면하고 그 옆에 서서 50% 할인하는 조이스의『율리시즈』앞에서 맴돌다가 결국은 돌아서 나왔다.
****
아무래도 내가 생각하는 도서전은 전시회도 좋지만, 각 출판사들이 자신들의 색깔을 보이고 새책들 뿐 아니라 인터넷 검색으로는 찾아 접하기 힘들었던 출간된지 오래된 양서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만날 수 있는 장으로 생각해 왔었기 때문에 이번 도서전은 겉보기와는 달리 오히려 내용이 없는 도서전으로 다가왔다. 특히 눈여겨볼만한 자연과학쪽 책들은 양도 적었을 뿐만 아니라 발견하기 힘들었다. Snow가 이 두 세계의 단절을 이야기한지 벌써 50년. 외국에서는 제3의 문화를 이야기하느라고 한창인데 아직도 우리는『two cultures』의 세계에서 벗어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예년에 비해 중요한 메이저급 출판사들이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한데 내년에는 이런 방향으로 좀 더 내실을 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그 : 2009서울국제도서전, 한국근대음악기사자료집









덧글
뭐 열림원에서 준 30만원 상품권으로 오늘도 책쇼핑 해야지 뭐...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출판사 관계 명함 내면 무료 입장이었어요.
대형 출판사 많이 안나왔었어요.
시공사, 민음사... 등등...
올해는 좀 지난해보다는 많이 실망스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