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습작과 횡재수 by 다음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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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아내가 한 2년여 손을 놓고 있던 포크 아트 도구들을 꺼내더니 미뤄두었던 포크 아트 도구를 꺼내더니 뚝딱 습작 하나를 만들어 냈습니다.

처음 신혼집에 책장을 들이면서 홍대에 가서 여러가지를 맞추면서 사장님께 졸라서 얻어온 바퀴달린 수납박스가 있었죠. MDF 재질로 된 것으로 꽤 튼튼하고 탁자겸, 의자겸 수납박스용 겸사겸사 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박스를 그냥 써도 되지만 포크 아트 그림을 그려 넣기 위해서는 사포로 거친 부분을 문질러 준 후에 아크릴 물감으로 겉과 속을 모두 칠해서 베이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꽤 힘든 작업입니다. 그리고 밑그림 본을 떠서 먹지등을 이용해서 옮겨 그린 후에 그려 넣어야 하구요. 작업하는 것을 보니 보통 재료비의 5-6배 한다는 작품 가격이 납득이 가는 것 같네요. 꽤 고된 작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단 박스 뚜껑에 아이다 마사코(会田正子)의 유명한 '브라이트 리버' 장면을 옮겨서 습작했습니다.

보통 VJ 클럽류의 TV 프로그램등에서 소개되면서 익숙한 톨페인팅과 달리 포크아트는 여러가지 기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각 기법에 필요한 붓들도 구비해야 하고 상당 기간 숙련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아내도 역시 나와 연애하던 시절에 포크 아트 코스가 개설된 강남역의 문화센터에서 몇 개월간 수강했었죠. 아이다씨의『빨강머리앤의 패인팅북』에는 포크아트 기법을 배운 사람이라면 그대로 따라할 수 있도록 그림의 각 부분에 사용하는 기법과 사용되는 붓 그리고 물감 번호등이 지정되어 있었는데, 아내가 사용하던 붓과 물감은 책의 것과 달랐기 때문에 결국 그림에 있는 것을 보고 매뉴얼과는 상관없이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채색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아래의 사진입니다.
아내는 참고로 그림과는 전혀 상관없는 수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래서 「꽃보다 남자」에 나오는 F4 를 '단순 리군' 이라고 농을 해도 이해하고 웃어 넘깁니다. 아무튼 그림을 전공한 분들이 본다면 아마추어라고 솜씨를 탓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제 막눈에는 꽤 준수하다고 약간의 자랑을... <(^ ^);; 딴 여자에게 한눈 팔고 있는 남편을 위해서 앤에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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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집에 오니 왠 엔화가 얹어져 있고, 아내는 뿌듯한 표정입니다. 엔화 환률이 700원대이던 시절에 장인 장모와 함께 일본 여행을 다녀왔던 시절에 쓰고 남았던 돈이란다. 찾을 게 있어서 예전에 사용하던 지갑을 뒤지다가 발견했답니다.


엔고 시기에 이런 적절한 횡재수가! 아내가 이런 공돈은 빨리 써야 한단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엔고 때문에 미뤄 두었던 앤 관련 일본책들을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환율이 거의 16배이기 때문에 18만원 가까운 돈이네요.

1.

제목 : 빨강머리 앤의 섬에서(赤毛のアンの島で)
저자 : 아이다 마사코(会田正子)

최근에 나온 아이다 마사코의 포크 아트 작품집입니다. 밑그림본을 제공하고 채색과 기법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윗부분 뚜껑 외에도 나머지 4면에도 습작을 채워넣기로 했습니다. 기존의 2권을 모두 갖고 있는데 이번에 공개된 그림들을 보니 많이 세련되어 졌고 좋은 도안들이 많습니다. 아마도 그간에 강의도 하면서 더 많은 연구를 하신 것 같습니다.

참고 : 아이다 마사코(Aida Masako)의 페인팅 도서 '빨강머리 앤의 섬에서' by 로맨티스트님

2.

제목 : 영원한 『빨강머리 앤』북
저자 : 오쿠다 미키(奥田実紀)

누구나 인정하는 빨강머리 앤과 몽고메리 전문가 오쿠다 선생이 10여년간의 연구를 집대성한 백과사전입니다. A5 사이즈에 276페이지입니다. 기억할만한 앤의 어록, 이야기의 배경과 생활, 요리, 꽃과 나무 등 앤 시리즈의 흥미로운 주제들을 키워드별로 정리한 사전입니다. 이미 예전에 내셨던 『빨강머리 앤 A to Z』의 확장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2001년이면 8년전이기 때문에 얼마나 더 충실한 내용들이 추가되었을지 기대됩니다. 좋은 레퍼런스 북이 될 것입니다.

3.

제목 : 도꾜대 교실에서『빨강머리 앤』을 읽다
저자 : 야마모토 시로(山本史郎)

독특한 제목에 재미있는 내용이라고 유카님에게 소개받은 책입니다. 읽기 쉽고 재미있다고 합니다. 영문학을 배우고 싶고 관심있는 사람드렝게 문학을 배우는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라고 합니다. 제 블로그를 유심히 봐오셨던 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빨강머리 앤』에는 그냥 넘기기에 만만치 않은 부분들이 많은 책입니다. 야마모토 교수는 일본의『완전판 빨강머리 앤』을 번역한 분이죠. 여전히 짧은 일본어이지만 떠듬떠듬 꼭 독파해 보고 싶은 책 중의 하나입니다.

4.

제목 : 『빨강머리 앤』의 시끌벅적 영어 레슨
저자 : 시마모토 카오루(島本薫)

시마모토씨는 아동문학 연구가이자 번역가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맞이한 첫 생일에『빨강머리 앤』의 섬인 프린스 에드워드 섬으로 무작정 떠나서 농장에 기거하면서 노동일을 하고, 여자 혼자의 몸으로 대륙 횡단 무전여행을 하는 등의 특이한 경력을 가졌습니다. 일본에 돌아와서는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앤의 각 장에 나오는 앤 특유의 수다스러운 대화등을 분석하면서 영어 공부를 하는 교재로 보입니다. 앤의 문장은 꽤 고풍스럽고 쉽지 않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앤 이야기를 영어 교재로 풀어가고 있는지가 무척 궁금해서 구입합니다. 작년과 올해 진행되고 있는 마츠모토 선생님의 방식은 영어 보다는 풀어내는 뒷 이야기가 워낙 풍부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주객이 전도된 듯 하거든요.

우선 아마존에 시도한 결과 교보 문고보다 책값은 쌌지만 배송료가 무려 54,000원 가량 나왔기 때문에, 교보문고를 통해서 주문했습니다. 책값은 비쌌지만 배송료가 없기 때문에 전부 다 하면 결국 아마존보다 40,000 원가량 싸게 나왔습니다. 어여 환율이 안정되어야지 큰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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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정수 2009/02/26 09:29 # 삭제 답글

    형수님의 솜씨가 날로 늘어 가시네요. ^^
  • 다음엇지 2009/02/26 15:05 #

    그렇지? 흠흠..
  • 2009/02/26 09:38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다음엇지 2009/02/26 15:06 #

    감사합니다. 전문가께서 인정해 주시니 부끄럽네요. 시작하시면 금방 하실거에요~
  • 2009/02/26 14:4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다음엇지 2009/02/26 15:00 #

    『영원한 빨강머리 앤 북』은 일어판으로 아직 번역판이 없습니다.
    환율때문에 가격이 세긴 하지만 교보에서도 주문이 가능하세요.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감사합니다.

    永遠の赤毛のアンブック :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Eng.laf?mallGb=JAP&ejkGb=JAP&linkClass=&barcode=9784087753875
  • 로맨티스트 2009/02/26 17:57 # 답글

    바쁘게 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살아서 궁극의 그곳까지 갑시다.
    (장운동과 관련 없음)
  • 다음엇지 2009/02/26 23:10 #

    해골 썩은물로 포기할 수 있는 곳은 아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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