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lyn Nesbit as the muse of Anne shirley by 다음엇지

1934년 11월 29일 몽고메리 여사는 몽고메리는 모처럼 남편에게서 벗어나서 토론토로 외출해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바로 1934년 11월 23일에 개봉된 <Anne of Green Gables>였죠. 그리고 그에 대한 간단한 평도 남기고 있는데요. 전체적으로는 괜찮았지만 뒷부분이 이상하게 전개되면서 진부한 러브스토리로 끝나는 것에 불만을 적고 있습니다. 이는 일기가 알려지기 전에도 이후에도 영화를 봤던 저를 비롯한 많은 동류들이 계속 언급했던 바입니다. 그래도 히로인을 연기했던 던 오데이(이 영화 이후에 앤 셜리로 개명합니다만)는 칭찬하고 있습니다. 특히 눈이 자기가 생각하던 앤과 닮았다고 말이죠.

On the whole, it is not a bad picture. At least the first two thirds. The last third is a silly sentimental commonplace end tacked on for the sake of rounding it up as a love story. The scenery is California, not P.E Island, except for the opening scene and another scene midway where "Matthew" is fencing. Dawn O'Day, who played "Anne Shirley's" part was good. (By the way she has taken "Anne Shirley" as her stage name. She is a good little actress but I fear she isn't "pretty enough" to become a popular star). She really looked very like my idea of Anne, especially in regard to her eyes.

그리고 오랫동안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꺼내 놓습니다.

While I was writing Green Gables my idea of Anne's face was taken from a picture I had cut from a magazine, passe-partouted, and hung on the wall of my room - a photograph of a real girl somewhere in the U.S., but i have no idea who she was or where she lived. I wonder if she ever read of Anne, never dreaming that, physically, she was the original! I lately came across the picture in an old scrap-book and I am putting it here.

그리고 붙여 놓은 문제의 사진이 바로 이것입니다.
모드 여사 자신은 이 여인이 누구인지는 모르고 있습니다. 그녀도 자신의 책을 읽어 주었을지 궁금해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그녀 자신이 앤 셜리라는 캐릭터를 형성할 때 영감을 준 것은 모른 채로 말이죠. 아무튼 이 사진 속의 주인공은 지금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죠. 20세기 초반 깁슨 걸(Gibson Girl)의 일원으로 당시의 뷰티 아이콘으로서 유행을 이끌던 이블린 플로렌스 네스빗(Evelyn Florence Nesbit) 입니다.

마침 intermezzo 님이 <American Eve> 책과 함께 이블린 네스빗(Evelyn Nesbit)에 대한 댓글을 남겨 주셨습니다. 미의 아이콘이었으면서도 기구했던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 책인데 The crime of Century 라는 부제가 그것을 암시하고 있죠. 아무튼 그 때문에 기왕 이렇게 된 것, 하루종일 집에 있는 책들을 뒤져서 자료를 뽑아봤지요. 앤의 오리지널로서 처음 언급된 것은 1997년에 나온 <주석달린 빨강머리 앤(The Annotated Anne of Green Gable)>입니다. 이 사진 속의 주인공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촌집에서 받은 잡지에서 스크랩했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언제 였고 또 어느 잡지였는지는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사진은 이블린이 이팔청춘 16세가 되던 1901년 여름 뉴욕의 어느 목조 건물에서 찍은 것입니다. (사진작가는 Rudolf Eickemeyer, 5번가 564-568 번지에서 촬영된 것도 알아냈죠) 그때 26세가 되던 모드 여사는 바로 핼리팩스로 "Newspaper Woman" 이 되기 위해 섬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이블린 네스빗은 1884년 12월 25일 피츠버그에서 24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 타렌텀(Tarentum)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였던 Winfield Scott Nesbit은 성공한 법률가였지만 그녀가 8살 때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청소나 판매 점원 그리고 그림 모델등으로 일하면서 집안 살림을 도와야 했습니다. 후에 맨발에 치렁치렁 대는 하얀 로브를 입고 등에는 가지가지 장신구들을 늘어뜨리고 천사 포즈를 취했던 필라델피아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죠. 아무튼 그녀는 당돌하게도 기왕에 번화한 뉴욕으로 가서 그들의 운을 시험해 보자고 가족들에게 제안하고 뉴욕으로 옮기게 됩니다. 물론 몇달동안 많은 고생을 하게 되지만 실제로 그녀의 운명은 하루밤 사이에 돌변하게 되죠. 1901년 초반에 패션 사진가들 앞의 모델 컨테스트에서 눈에 들게 된 것이죠. 뉴욕이란 혼잡한 곳의 소용돌이 속에서 갑작스럽게 획득한 명성은 본인 스스로도 현기증 날 정도의 것이었는데 저명한 인사들과 관계를 맺게된 것들도 그렇습니다. 특히, 뉴욕의 가장 유명한 건축가였던 Stanford White와의 친교가 1901년 Eickemeyer의 스튜디오에서 문제의 사진을 찍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됩니다. 그는 십대의 아름다운 소녀들의 사진들을 촬영하고 수집하고 있었죠.
이미 14살 시절에 필라델피아에서 조지 깁슨의 모델이 되기도 했던 그녀는 18살이 되던 해에 펜과 잉크 스케치로된 깁슨의 유명한 The Ethernal Question 의 모델이 됩니다. 저 그림은 이후 포스터나 광고등에서 깁슨걸의 새로운 버전으로 사용되어 유명해지죠.

모드 여사는 이런 근대 여성들의 사진과 상당히 친숙했습니다. 그렇기에 이블린의 상상에 빠진 듯한 몽환적인 얼굴을 보았을 때 영감을 받았겠죠. 하지만 그 사진을 의뢰했던 사람이 Stanford White 였고 그 사진의 주인공이 이블린 네스빗이었음을 알았다면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이블린 네스빗을 단지 타블로이드 신문 1면을 장식했던 뉴욕의 건축가 스탠포드 화이트의 정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1906년 그는 이블린의 남편이었던 Harry Thaw 에게 살해당합니다. 이후 찬송가 악보들과 아이들의 책들을 장식하던 그녀의 얼굴은 스캔들에 의해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모드 여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역사는 언제나 진실의 두가지 이면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아마도 각광받던 미의 아이콘에서 비운의 범죄 속에 사라져간 기구한 운명을 다룬 것이 <American Eve>의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Reference>

1. The Selected Journals of L.M. Montgomery Volume IV, Nov. 29, 1934
2. Looking for Anne by Irene Gammel
3. The Lucy Maud Album : Images of Anne throughout the Years
4. Imaging Anne, the island scraphoons of L.M. Montgomery by Elizabeth Rollins Epperly
5. Annotated Anne of Green Gables,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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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맨티스트 2008/06/10 01:34 # 삭제 답글

    오랜만에 올라온 논문 잘 봅니다. 감사~♡
    영화 배우 앤 셜리가 아역 데뷔한 영화 '히든 우먼(1922)'의 주연이기도 했습니다.
  • 다음엇지 2008/06/11 15:38 #

    논문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간되면 네스빗과 관련해서 더 적어보려고 합니다. 머리에 생각만 많고 글로 쓰는 것은 쉽지 않네요. 모드 여사님 팬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흑..
  • 진성당거사 2009/11/04 00:13 # 답글

    이블린 네스빗....이 사람이 훗날 출연한 무성영화 여러편도 훗날 헤이스 코드 시대에 모조리 소각되는 비운을 맞았지요. 저는 이 사람의 후손을 한 사람 알고 있어서, 그리고 유독 이 사람의 사진자료가 꽤 많은 관계로 꽤나 이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 다음엇지 2009/11/09 13:05 #

    Hays Code... 악명을 떨친 것에 비해서는 참 시시하게 없어졌죠. 아무래도 저는 몽고메리의 소설과의 관계에서 이블린 네스빗을 매개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엽의 깁슨걸과 핀업걸의 현상쪽에 관심을 갖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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