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의 종교곡] 2. 레퀴엠 D-flat장조, op.148 by 다음엇지

Robert Schumann - Requiem in Db major op.148 글과 함께 합니다.

1851년부터 1852년 사이에 슈만이 기록했던 뒤셀도르프 비망록에 보면 뤼케르트의 텍스트에 의해서 <독일 레퀴엠>을 쓰려고 했던 것도 알 수 있는데요.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과는 별도로 라틴어 텍스트에 의한 레퀴엠을 작곡했습니다. 가곡과 실내악, 교향곡 등 보통 같은 쟝르의 곡을 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작곡했던 슈만은 종교 음악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사 사크라>를 작곡한 뒤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레퀴엠>을 썼습니다.

하지만 <레퀴엠>도 <미사 사크라>와 마찬가지로 슈만 생전에 출판과 초연의 기회를 얻지는 못했죠. 오랜 기간 동안 정신병으로 힘들었던 슈만은 1854년 2월 27일 자살을 기도했구요. 얼마 뒤에 엔데니히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1856년 7월 29일 운명하게 되죠.

병원에 있는 동안 슈만은 클라라에게 편지를 보내서 아직 출판하지 못했던 <신년의 노래>와 <레퀴엠>, <파우스트의 정경>의 악보를 찾았느냐는 내용을 적어서 보냅니다. 클라라는 1854년 4월에 쓴 일기에서 이 작품을 브람스와 연주해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적고 있습니다. 클라라와 브람스는 이 시기에 <레퀴엠>의 출판에 대해서 상의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슈만 사후 8년이 지난 뒤인 1864년에야 출판이 됩니다.

좀 자세하게 살펴 보면 슈만은 레퀴엠을 쓰기 위한 계획을 오래동안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실현되지 못하다가 Op. 147번의 미사 사크라를 작곡하면서 본격적인 레퀴엠을 작곡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착수합니다. 미사 <사크라>는 초연 기회를 얻기 까지는 이 작품을 포함해서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뒤셀도르프 비망록에 남아 있는 메모를 보면 슈만이 빠른 시점에서 레퀴엠 초연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초연용 파트 악보가 작성되었는지 상세한 내용은 남아 있지 않지만 1861년에 브람스가 프란츠 뷔르너에게 초연에 필요한 자료를 보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로 남아 있고 파트 악보가 존재했다는 것도 확실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죠.

슈만은 1854년 2월 27일에 자살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3월 4일에 본 근외의 엔데니히 정신병원에 수용되어서 여생을 보내게 되는데 이곳에서 레퀴엠에 대한 일이 적힌 편지를 2통 씁니다. 클라라에게 보낸 1854년 9월 14일자 편지에서 레퀴엠 이외의 몇 개의 자필 악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묻고 있고 12일 후에는 클라라에게 같은 내용의 질문을 하면서 <신년의 노래> 나 <레퀴엠>, <파우스트의 정경>에 대해서 알고 싶은데 찾지 못했냐고 묻고 있습니다. 출판을 위해서 최종적으로 수정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클라라는 아마도 이것들을 엔데니히로 보냈을 것입니다. 11월 27일자로 슈만이 브람스에게 보낸 편지엔, '아마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클라라가 내 작품 2권을 보내 주었네' 라고 적고 있죠. 1856년 7월 29일에 슈만이 죽은 것을 알렸던 한 잡지는 <레퀴엠>이 유작으로 작곡되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클라라와 브람스는 슈만이 요양 중에도 레퀴엠 출판에 대해 몇 번이나 상담을 하게 되는데 1854년 4월 23일자 일기에는 '나는 오늘 오후에 브람스, 그림과 함께 로베르트의 레퀴엠을 연주해 보았는데 얼마나 마음을 울렸는지 얼마나 영감으로 가득한 경건한 기분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출판은 쉽지 않았는데 57년 부터 60년까지 클라라와 브람스 사이에서 몇 번이나 레퀴엠 자필 악보가 왔다 갔다 했는데, 1860년 8월 6일에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에서 '요하임과 나는 로베르트의 미사곡과 레퀴엠에 대해 아주 많은 시간을 들여 생각해 왔습니다. 만일 당신이 마음에 드는 출판사가 있다면 그것들을 출판해 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라고 이야기했지만 악보로 빛을 본 것은 1864년이 되어서야 가능했습니다.

라틴어 전례에 따르는 슈만의 레퀴엠,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종교적인 감화를 받아서 작곡된 것이라기 보다는 슈만의 개인적인 종교관을 드러내고 있는 시적인 음악적인 표현이 잘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Schumann Requiem 레퀴엠 D-flat장조, op.148
소프라노 Helen Donath,
콘트랄토 Doris Soffel,
테너 Nicolai Gedda,
베이스 Dietrich Fischer-Dieskau,
지휘) Bernhard Klee, Duesseldorfer Symphoniker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
Chor des Staedtischen Musikvereins zu Duesseldorf 뒤셀도르프 시립 음악협회 합창단
(34'38")


1) Requiem aeternam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2) Te decet hymnus 시온에서 찬미함이 진정 마땅하오니,
3) Dies irae 진노의 날,
4) Liber scriptus proferetur 보라, 모든 행위의 기록들이 엄밀하게 책에 적혔으니,
5) Qui Mariam absolvisti 죄 많은 여인을 사하여 준 것 같이,
6) Domine Jesu Christe 주 예수 그리스도,
7) Hostias 주께 바칩니다,
8) Sanctus 거룩,
9) Benedictus 축복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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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윤여민 2008/08/14 09:50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CBS 기독교 방송 작가 윤여민이라고 합니다. 정성스럽고 재미난 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는데요, 저는 새벽 2시부터 4시까지 <밤의 동산에서>라는 프로그램을 맡고 있어요. 거기에 <고전성가의 세계>라는 코너가 있는데 이번 주에 슈만 148번 레퀴엠을 듣고 있습니다. 혹시 다음엇지 님의 글을 참고해서 써도 될런지요. 누가 안된다면 허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 다음엇지 2008/08/14 10:24 #

    어차피 제 자료도 독창적인 것은 아니고 관련서적, 인터넷, 라디오 녹취 등에서 정리한 것이니까요. 그냥 가져다 쓰셔도 몰랐을 텐데 물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윤여민 2008/08/15 10:17 # 삭제 답글

    아니요, 그래도 당연히 여쭈어봐야지요^^ 정말 고맙습니다. 다음엇지님은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정말 보기 편하게 글을 올리시는 것 같아요. 종종 들릴게요. 참, 그리고 저도 빨강머리 앤 좋아합니다...(얼마 전 EBS에서 다시 해줄 때 정말 행복했었어요.) 그럼 휴일 즐겁게 보내세요.
  • 다음엇지 2008/08/16 12:24 #

    방문 감사드려요. 앤에 관심 가져주셔서도 감사하구요.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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